장동혁 패거리는 잠실을 어떻게 오염시켰는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또다시 대형 사고를 쳤다. 장동혁이 올림픽공원을 부정선거 음모론자들로 완벽하게 오염시켰기 때문이다.
6월 3일 지방선거에서 발생한 대규모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선거관리위원회의 부실하고 무책임한 선거 관리에 분노한 수많은 청년들을 서울 송파구의 투표장들로 자연스럽게 불러 모았다. 청년들은 개표소가 마련된 올림픽공원 내 핸드볼 경기장 근처로 자발적으로 이동해 자신들의 참정권이 침해당한 데 대해 거세게 항의했다.
21세기 한국 사회는 시위가 일어나는 속도도 빠르지만, 시위가 오염되는 속도도 빠르다. 진보 성향 시위들의 경우에는 반미의 함성이 뜬금없이 메아리칠 때가 시위가 오염됐다는 신호다. 보수 계열 시위는 성조기에 뒤이어 이스라엘 국기마저 등장했을 때 시위가 본래의 목적과 취지에서 불가역적으로 벗어났음을 뜻한다. 이스라엘 국기와 함께 앞서거니 뒤서거니 나타나는 존재들이 집회현장에서 무리 지어 요란하게 통성기도를 해대는 보수적 개신교도들임은 물론이다.
올림픽공원에 모인 청년들은 장동혁 대표와 나경원 의원 같은 ‘윤 어게인’ 인사들이 끼어들어 숟가락을 올리는 상황을 매우 경계하고 두려워했다. 그러나 작게는 무능한 선관위의 개혁을, 크게는 ‘중년천국, 청년지옥’ 구도가 고착된 사회구조의 변화를 요구하는 평범한 청년들은 올림픽공원에서 오랫동안 머무를 수가 없었다. 그들은 학교와 학원으로, 회사와 일터로 차례차례 돌아가야 했다.
청년들이 남긴 빈자리를 잽싸게 차지한 게 장동혁과 전한길로 상징되는 부정선거 음모론자들과 윤석열 추종 세력이다. 이들의 조직적 출현을 계기로 올림픽공원 집회장은 장동혁의 국민의힘 당권 유지를 옹호하고, 내란수괴 윤석열의 비상계엄에 찬성하는 시대착오적 극우 기득권 집단의 놀이터처럼 변질하고 말았다.
필자는 올해 지방선거 국면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영남 지역을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출입을 전면적으로 제한하는 ‘청래 프리존’으로 지정한 것을 제안한 바 있다. 정청래 대표가 영남권을 들를 때마다 표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는 탓이었다. 일례로 정청래 대표는 하정우 전 청와대 AI(인공지능) 미래기획수석이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여당 후보로 출마한 부산 북구 갑 지역구에서 뜬금없는 ‘오빠’ 발언을 함으로써 하 후보를 심각한 곤경에 빠뜨린 터였다.
이뿐만이 아니다. 정 대표는 수행원들을 데리고 식당에서 밥을 먹을 적마다 면발을 젓가락으로 집어 길게 늘어뜨리는 기괴한 동작을 빈번하게 선보였다. 정청래 나름으로는 ‘기호 1번’을 형상화한다는 의도였겠으나 이는 인터넷 먹방러들이나 할 법한 일이지, 국정운영의 한 축인 집권당 당수에게 어울리는 진중하고 품격 있는 행동은 아니었다.
장동혁의 청년 능멸, 더 이상 좌시해선 안 된다
그럼에도 정청래 대표는 지금 몹시 억울할지 모른다. 그가 장동혁과 동급으로 분류되고 있으니 말이다.
나는 정청래의 대표직 연임 시도가 이재명 대통령이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린 글을 통해 역설한 ‘책임의 언어’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정청래와 장동혁을 도매금으로 비판하는 건 전자에게 매우 부당하고 불공정한 처사라고 확신한다. 왜냐? 정청래와 장동혁이 끼치는 정치사회적 해악은 체급부터가 아예 다른 까닭에서이다.
정청래 대표의 고집스러운 버티기는 단지 이재명 정부의 정권재창출 전망을 어렵게 만들 뿐이다. 반면, 선관위 사태에 얼렁뚱땅 편승한 장동혁의 막가파식 버티기는 보수의 재건을 방해하는 데만 머물지 않는다. 사회를 전방위적으로 멍들게 하고 있다.
첫째로 장동혁은 국위 선양에 앞장서온 대한민국 엘리트 스포츠를 초토화하고 있다. 장동혁의 과격하고 근거 없는 선동에 혹세무민된 일부 시위대는 한국 여자 핸드볼 청소년 국가대표팀의 소지품을 불법적으로 검사하고, 심지어 선수들에게 양말까지 벗도록 강요했다. 엄벌에 처해야 마땅할 가히 범죄적 행위였다. 핸드볼 종목만 피해를 입은 게 아니다. 펜싱 국가대표 선수들은 손과 몸에 익숙하지 않은 남의 장비를 빌려서 부랴부랴 출국해야 했다. 오죽하면 세계적인 탁구 스타 출신인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이 직접 나서서 시위대에게 경기장 봉쇄 해제를 호소했겠는가?
둘째로 장동혁은 수준 이하의 주먹구구식 선거 관리 업무로 국민의 기본권인 참정권을 짓밟은 선관위에게 뒤로 숨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장동혁이 전면에 나서면서 투표용지 부족이라는 본질은 사라지고 단현명(미국명 모스 탄) 부류의 ‘직업이 우파인 장사치들’의 볼썽사나운 행각만 날이 갈수록 부각되고 있다.
이로 말미암아 선관위는 싫지만, 장동혁 패거리는 더 싫다며 국민들이 선거관리위원회 개혁에 대해 미온적 태도로 바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되었다. 과거 군사독재 정권이 위기에 처하면 백해무익한 대남도발로 남한의 민주화 열기에 찬물을 끼얹은 북한의 독재자 김일성의 데칼코마니 이미지가 현재의 장동혁의 모습이라 말해도 과언이 아닐 지경이다.
셋째로 장동혁은 2030 청년세대를 전폭적으로 모독하고 능멸했다. 장동혁이 선관위 개혁 운동에 불청객으로 난입함으로써 청년세대가 극우화됐다는 4050 기성세대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가 되었다. 길 닦아놓으니 각설이가 제일 먼저 지나간다고, 청년들이 힘들게 퍼 올려 발원시킨 세대교체의 맑은 물결이 장동혁 패거리의 준동으로 인해 악취 진동하는 탁류로 순식간에 변해버렸다.
장동혁 퇴출은 보수정치의 혁신과 부활을 바라는 사람들의 문제에서 대한민국의 회복과 성장을 염원하는 모든 국민들의 과제로 그 의미와 중요성이 더해졌다. 미꾸라지 한 마리가 흙탕물을 흐린다고, 장동혁이란 괴물 혹은 물건 하나가 한국사회의 정상화와 선진화를 가로막는 희대의 빌런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더불어민주당은 장동혁과의 적대적 공존에 안주해온 기존의 문법과 관행을 철저히 버려야 한다. 집권 여당인 민주당이 장동혁 당권 체제의 국민의힘이 선사하는 반사이익에 취해 있는 사이에 장동혁과 그를 따르는 무리가 나라를 완전히 결딴낸다면 이것처럼 어리석은 소탐대실도 없는 탓이다.
생전의 노회찬 전 의원은 외계인이 지구를 침공하면 일본과도 손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동혁이 나라에 미치는 해로움과 악영향은 윤석열의 패악과 유해함을 이미 압도적으로 능가한 지 오래다. 장동혁 퇴출을 위해 이제 여야의 경계를 넘어선 초당적 협력과 공조가 절실히 필요한 이유다. ‘극우 제로’에 공감하는 인물과 세력이 통 크게 연합전선을 형성해 장동혁 일행을 공식적인 제도정치의 장에서 말끔히 정리한 다음 대권 싸움이든, 정권 다툼이든 다시 벌이자.
☞ 매체에 기고한 글
메시지버스 후원계좌
신한은행 389-02-165352 (예금주 : 공희준)
메시지버스 후원계좌 : 신한은행 389-02-165352 (예금주 : 공희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