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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문③, “권영세는 이준석을 다룰 줄 아는 사람”


권혁문 정치+경제연구소 협동조합 이사장은 말괄량이 이준석 대표가 권영세 의원 앞에만 서면 순한 양이 되는 이유를 독특한 시각에서 흥미롭게 분석했다. (사진 : 김한주 사진작가) 


공희준 : 권영세 의원은 국민의힘 사무총장과 윤석열 대선캠프의 총괄선대본부장, 그리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부위원장 같은 중요한 역할을 줄곧 수행해왔습니다. 권영세 의원의 이처럼 비중 있는 정치적 위상을 점유해온 데에는 권 의원이 갖고 있을 어떠한 장점과 특징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이사장님께서는 생각하십니까?


권혁문 : 권영세 의원은 영등포구에서 3선을 기록한 다음 주중 한국대사로 부임해 나가면서 짧지 않은 정치적 공백기를 거쳤습니다. 그 후에 용산구로 지역구를 옮겨와 지난 21대 총선에서 800여 표 차이로 아슬아슬하게 당선된 바 있습니다. 지역구를 옮기는 일은 선거에 출마한 정치인에게는 치명적 악재로 작동하기 쉽습니다. 그럼에도 더불어민주당이 서울 강북 지역을 싹쓸이하다시피 한 재작년 봄의 총선에서 권영세 의원이 승리한 사실은 그가 만만찮은 내공을 소유한 인물임을 증명한다고 하겠습니다.


공희준 : 국민의힘이 안고 있는 불안한 위험요소의 하나가 윤핵관들과 나머지 다른 인사들 간의 갈등과 반목입니다. 이사장님께서는 권영세 의원이 두 집단 사이에서 나름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고 판단하시나요?


권혁문 : 저는 권영세 의원이 당내의 여러 세력들 사이에서 특별히 어느 한 편으로 치우지지 않았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해줘야 한다고 봅니다. 그와 같은 균형 잡힌 정무감각이 권 의원을 윤석열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의 물망에 오르게끔 만들어주었습니다.


용산은 다른 지역구에서 정치를 하던 인물이 국회의원 선거에서 손쉽게 당선될 수 있는 곳이 절대로 아닙니다. 대부분 한두 번 정도 낙선의 고배를 마셔야만 유권자들과의 스킨십이 비로소 형성돼왔습니다. 저는 권영세 의원이 용산에서 캐스팅 보트를 행사해온 충청도 출신 유권자들로부터 적잖은 지지를 확보한 게 그의 극적인 당선에 크게 주효했다고 생각합니다.


공희준 : 권영세 의원이 충청 지방에 연고지를 두고 있나요?


권혁문 : 충청북도 음성 태생입니다. 충청도 향우회 부회장직을 명함에 새기고 다녔을 만큼 권 의원은 충청도 출신임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되풀이해 강조해왔습니다. 권영세 의원의 이러한 전략적 행보가 충청도 출신 유권자들의 표심을 끌어당기는 데 일정하게 영향을 미쳤다고 봐야 타당한 해석이이겠죠.


공희준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본인에게 쓴소리를 하는 사람들에게 드러내놓고 불편한 기색을 내비쳐왔습니다. 이준석이 세대와 계층과 성별을 불문하고 국민들로부터 폭넓은 지지를 받는 정치지도자로 성공적으로 성장하려면 자신의 의견과 반대되는 견해에 포용적이고 경청하는 자세를 취해야 합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대목은 까칠한 성격의 이준석 대표가 권영세 의원이 그를 겨냥해 하는 싫은 소리에는 희한하게도 거의 아무런 반박이나 반론도 펴지 않은 채 묵묵히 듣고만 있다는 부분입니다. 이준석을 길들일 수 있는 유일한 국민의힘 정치인이 권영세라는 대담한 추론까지 가능한 지점입니다.


권혁문 : 저는 이준석 대표가 권영세 의원마저 적으로 돌려서는 안 된다는 정세분석과 상황판단을 했다고 봅니다. 권영세 의원은 국민의힘 내부에서 중도파에 해당하는 인물입니다. 아무리 논쟁을 즐기고 반응속도가 빠른 이주석 대표일지언정 권영세로 상징되는 침묵하는 다수와 적대해서는 안 된다는 결론을 내렸을지 모릅니다. 권영세 의원과 척을 질 때 발생할 수 있는 긴장감과 타격감이 이준석 대표에게 꽤나 부담스럽게 다가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공희준 : 윤석열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야권후보 단일화 성사 여부가 초읽기에 돌입한 시점에서 이준석 대표와 권영세 당시 사무총장은 입장이 완전히 정반대로 엇갈렸습니다. 이준석은 후보 단일화에 결사적으로 반대했고, 권영세는 단일화를 무조건 해야만 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사장님은 윤-안 단일화에 대해서 어떤 스탠스를 택하셨는지요?


권혁문 : 저는 국민의당에 몸담고 있었을 시절에 분권형 대통령제 특별위원회위원장으로 활동했었습니다. 저는 대선 국면마다 여야가 번갈아 후보 단일화의 소모적 진통을 겪는 사태를 답습하지 않는 길은 분권형 대통령제의 실현과 정착에 있다고 오래전부터 확신해왔습니다. 이와 동시에 승자 독식의 폐해를 제도적이고 구조적으로 예방할 수 있도록 현재의 소선거구제를 중대선거구제로 전환해야만 한다는 소신을 일관되게 피력해왔습니다. 저는 개별 정치인의 선택과 판단의 옳고 그름을 따지는 일보다는, 보다 근본적이고 시스템적인 해결책을 찾는 방향으로 정치권의 지혜와 에너지를 모아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회에서 계속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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